정윤모 KT 노조위원장, 선거때 후보자 매수 정황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당시 상대 후보자, 정씨와 합의서 공개하며 ‘양심선언’
ㆍ“선거 중지 대가로 금품 받아…민주노총 탈퇴 땐 부정 개표”

정윤모 KT 노조위원장(한국노총 IT사무서비스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2011년 말 11대 KT 노조위원장 선거 당시 상대방 예비후보에게 아파트 전세와 중형차를 지원하는 등 후보자 매수 행위를 한 정황이 공개됐다. 2009년 KT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찬반투표 시 개표 부정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KT의 전·현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KT민주동지회, KT노동인권센터 등은 10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12월 당시 예비후보였던 조일환씨(57)와 정 위원장 간의 합의서(사진)를 공개했다. 합의서에는 조씨가 노조위원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 대가로 3년간 KT그룹사 노조 집행위원회 의장직을 보장받고, 사택(30평 이상)·출퇴근 차량을 제공받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 위원장은 11대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이후 이 합의를 이행했다. 조씨가 현재 살고 있는 부천 원미구 중동에 있는 아파트의 전세계약서, 등기부등본을 보면 KT 노조는 2012년 1월(전세금 2억6000만원), 2014년 1월(3억5000만원), 지난해 12월(4억4000만원) 등 세 차례에 걸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조씨는 또 2012년 1월 노조가 리스한 중형차 SM5를 지원받기도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 보낸 양심선언문에서 “불의한 타협으로 씻을 수 없는 책임과 자괴감을 항상 느껴왔다”며 “이제라도 사실을 밝혀 조합원들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KT민주동지회 등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 위원장 등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조씨는 최근 KT 노조, 황창규 KT 회장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2009년 7월17일 KT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찬반투표 시 개표 부정이 있다는 점도 폭로했다. 회사 노무 담당 직원 신모씨와 함께 인천법인사업단지부의 투표함을 투표 종료 전 미리 열어 반대표를 미리 준비한 찬성표로 바꿔치기했다는 것이다. KT는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과정에 회사가 개입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