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와 등돌린 KT공대위 '죽음의 기업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KT공대위)'가 17일 오전 11시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KT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KT는 6월 2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KT공대위와 KT노동인권센터 등 단체와 대표들이 명예 훼손했다며 3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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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KT는 괜찮고 '죽음의 기업 KT'는 안 되나."

 

KT가 자사에 비판적인 시민단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면서, 단체이름 사용까지 막았다.

 

KT "명예훼손"... 3억 원 소송

 

'죽음의 기업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KT공대위)'는 17일 오전 11시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최근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KT와 이석채 회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T는 지난달 22일 KT공대위와 KT노동인권센터 등 단체와 대표자들이 자사 명예훼손을 했다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3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죽음의 기업 KT'와 'KT노동인권센터'라는 단체 명칭 사용 금지를 요청하고 명칭 사용 시 1건당 각각 2000만 원, 1000만 원씩 배상을 요구했다. 단체이름이 회사 명예를 훼손하고 '성명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KT는 소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원고 회사에 가진 주요 이미지는 '신뢰가 가는', '전문성을 보유한', '서비스 품질이 우수한'"이라면서 "(피고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기업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원고 회사를 죽음의 기업으로 낙인찍고자 하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소송 당사자들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주장해 온 시민단체에서 먼저 발끈했다. '표현의자유를위한연대'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직원 단 1명이 죽어도 동료 입장에서 '죽음의 기업'이란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이라며 "법원에 가면 결국 피고 승리로 끝날 텐데 소송 방어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고로 여러분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판 단체 재갈 물리기... 법원에서 웃음거리 될 것"

 

▲ ‘죽음의 기업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KT공대위)’가 17일 오전 11시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KT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KT는 6월 2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KT공대위와 KT노동인권센터 등 단체와 대표들이 명예 훼손했다며 3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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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소속인 권영국 변호사 역시 "KT 민영화 이후 노동 탄압으로 고통을 받은 노동자들이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게 '죽음의 기업'"이라며 "KT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경제적인 억압으로 재갈을 물리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변호사는 "'KT노동인권센터'란 이름도 KT 노동 인권을 개선하고 과거를 반성시킬 목적으로 쓴 거지 KT를 사칭하려 썼겠는가"라며 "어떻게 자신들의 이름을 도용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고 결국 법원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T공대위는 '세상을 바꾸는 민중의' 힘 소속 40개 단체를 비롯해 민주노총 서울본부,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민변 노동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KT새노조, KT 계열사 노조(희망연대노동조합) 등 KT 직원이 모인 연대단체다.

 

KT공대위는 그동안 KT 인력 퇴출 프로그램 등 노동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한편 제주 7대 자연경관 국제전화 투표 사기 의혹을 제기하고 민간인 불법사찰 과정에서 대포폰을 개설한 서유열 KT 사장의 파면, 한 발 나아가 이석채 KT 회장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이에 KT는 KT공대위와 KT노동인권센터 등 단체뿐 아니라 KT공대위 소속 단체 대표인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 양한웅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허영구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 등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KT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해배상 소송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이석채 회장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