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위원장, 아파트 승용차로 상대후보 매수”

 

정윤모 현 노조위원장, 3년간 지위 보장하고 전세 4억4천 아파트와 중형차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선거 치렀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6.03.11 09:49

 

    

10일 KT전국민주동지회(의장 이상호), KT노동인권센터(집행위원장 조태욱)는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12월 당시 정윤모 노조위원장 후보와 상대후보였던 조일환(현 한국노총 IT연맹 대외협력실장)씨가 합의인으로 이름을 올린 합의서 등을 공개했다.

합의서에는 △조일환의 KT그룹사 노동조합 집행위원회 의장직을 3년간 보장한다. 만약, 그룹사가 해체될 시는 이와 동등한 직위를 부여한다 △조일환이 거주할 사택(30평 이상)을 제공한다 △조일환의 출퇴근 차량을 제공한다 △조일환은 현 집행부와 함께 노사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 △조일환은 현 집행부에 반한 행동을 하였을 시는 위 사항은 무효로 한다 △이 합의서는 11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시행한다 △위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현 집행부는 요구한 위자료 청구 시 이유없이 전액 지급한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정윤모 KT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2011년 위원장 선거 당시 상대후보였던 조일환씨와 작성한 합의서. 양측은 이 합의서에 공증까지 했다. (자료=KT노동인권센터. 주민번호와 주소는 미디어스가 블라인드 처리.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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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조씨는 KT노조가 선거 공고에 후보자 등록사항 등을 누락했다며 법원에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두 차례에 걸쳐 이를 인용한 상태였다(2차 결정일 2011년 12월 6일). 합의서는 조씨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 이튿날인 그해 12월 8일자로 작성됐고 법무법인의 인증까지 받았다. 합의서에는 합의 조건으로 소송 취하가 명시돼 있다는 점은 정윤모 위원장이 자신의 뜻대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상대후보를 매수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합의서는 실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KT민주동지회 등이 공개한 부동산등기부등본, 자동차등록증 등을 보면 KT노동조합은 조합 명의로 2012년 1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소재한 전용면적 102.562㎡(31평)의 아파트를 2억6000만원에 전세로 임차했다. 그리고 2014년 1월 전세금 3억5000만원, 2015년 12월 4억4000만원에 계약을 갱신했다. 조씨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승용차도 마찬가지. KT노조는 2012년 1월 KT렌탈에서 영업용 중형 승용차(SM5)를 빌렸는데 이 역시 조씨가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그는 2011년 2월 KT그룹노조 집행위원장이 됐다가 2013년 4월 KT노조가 한국노총에 가입한 뒤 IT연맹 상근자로 자리를 옮겼다.

조씨는 ‘변심’을 한 이유로 정윤모 위원장 체제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을 회사에 백지 위임하고 △2014년 저성과자 면직제도 등을 조합원 찬반투표 없이 직권 조인하고 △2015년 임금피크제 등을 직권으로 수용하는 등 조합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 점을 들었다.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조씨의 양심선언문에는 이 같은 사실이 기록돼 있다.

그는 양심선언문을 통해 “KT에서 30년 근무하면서 항상 주위의 부러움을 샀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겨 왔었지만, 현실에 와서는 노조의 역할 미흡,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가정의 삶이 파괴될 지경에 이르렀고, 앞으로도 희망은 없고 점점 절망만이 쌓여가고 있을 뿐입니다. 만일 임금피크제 찬반투표를 시행하였다면 아마도 저는 제 삶을 위해서 반대하였을 것입니다”라고 썼다.

그는 “불의와 비도덕적으로 타협한 무지의 행동에 대해서 씻을 수 없는 책임과 자괴감을 항상 느끼고 있었으며, 오늘에 오기까지 뜻을 같이 했던 동지들과 주위로부터 혼자만 살아났다는 부정확한 정보로 악의적인 호도 그리고 오해와 비방, 지탄의 손가락질과 발길질에 차여 온 부담 속에서 심적 고통을 참고 지내야 했던 그 진실을 이제라도 어리석었던 사실을 밝혀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 타 후보와 조합원에게 진정으로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이 바로 제가 가야할 길인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애초 조씨는 지난 2월 KT노동조합과 황창규 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서를 보냈다. 그러나 회사는 노동조합을 통해 ‘해고’ 가능성을 언급했고, 노동조합은 전임자 직위 해제와 사택 반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씨는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에 증거를 제공했다. 민주동지회 등은 2011년 합의서 작성에 참여한 정윤모 위원장과 최장복 현 노조 조직실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노동조합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이유다.

정윤모 KT노동조합 위원장 (사진=KT노조)

이에 대해 KT노동조합과 정윤모 위원장은 별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디어스는 정윤모 위원장과 최장복 실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 요청했으나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KT노동조합도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정윤모 위원장은 1985년 KT에 입사해 2003년부터 KT노조 부산지방본부 위원장을 지내다 2011년 11대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2014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조일환씨는 지난 2009년 KT노조가 실시한 민주노총 탈퇴 관련 조합원 찬반투표 때 선거결과를 조작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인천법인사업단지부의 투표함을 투표종료 전에 사측 인원과 함께 개봉했고 반대 32표, 무표 3표가 있던 것을 반대 2표, 무표 1표만 남기고 미리 준비한 찬성표로 바꿔치기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민주노총 탈퇴에 대한 찬성률은 95%였는데 이 같은 찬성표가 조직적으로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도 있다.

조일환씨는 미디어스에 “(기자회견 이후) 신변이 너무 노출돼 (회사와 노조로부터) 압박이 심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8일 간단한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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