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LTE 주파수
이통3사 ‘양보는 없다’

<한겨례>  등록 : 2013.05.14 20:35 수정 : 2013.05.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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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광대역 쉬운 인접한 1.8㎓ 요구
SKT·LGU+ “특혜 안돼” 강력 반발
KT “재벌, 시장 독식하려는 꼼수” 맞불
대립격화에 정부 “결정 쉽지 않아”

이동통신 3사 ‘주파수 대전’의 막이 올랐다. 엘티이(LTE)용 신규 주파수 할당을 앞두고 에스케이텔레콤(SKT)-엘지유플러스(LGU+) 진영과 케이티(KT)가 사운을 걸고 정면대결을 벌일 태세다. 통신서비스 품질의 바탕이 되는 주파수를 둘러싼 충돌로, 어떤 식으로 결정되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KT 인접 대역 두고 양보 없는 대결
 
정부는 폭증하는 엘티이(LTE) 트래픽 관리를 위해 1.8㎓ 대역의 35㎒(A구역), 15㎒(B구역) 폭과 2.6㎓ 대역의 40㎒(C구역, D구역) 폭 2개 등 4개 구역 주파수를 이동통신 3사에 할당할 계획이다. 문제는 B구역이 현재 케이티가 사용 중인 엘티이 주파수에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케이티가 이 주파수를 가져오면 광대역화가 가능해 통신 속도가 2배까지 빨라진다. 케이티는 주파수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해당 대역을 자신들에게 할당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에스케이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는 이런 방안은 ‘인위적 시장왜곡’이라며 반발한다. B구역을 케이티가 가져가면 3~6개월 기간 동안 5000억원을 투자해 광대역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는데, 나머지 두 업체가 같은 수준의 망을 구축하려면 최소 2년 이상 2조~3조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B구역을 케이티가 가져가는 것은 특혜라는 얘기다.
 

대립은 격화하고 있다. 케이티는 14일 ‘인접 대역 할당 반대는 재벌의 시장독식 꼼수’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하고, “재벌기업이 시장 독식을 위해 케이티를 이동통신 시장에서 몰아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스케이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는 “케이티는 특혜에 의존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라”고 맞받아쳤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일단 B구역을 할당에서 제외한 뒤 나머지 세 구역을 통신 3사가 하나씩 나눠갖고, 현재 엘티이 주파수 사용기간이 종료되는 2016년 말 주파수 대역을 일괄 조정해 3사가 함께 광대역화하자고 주장한다.

케이티는 정부와 대립하는 일도 불사하고 있다. 현재 엘티이용 주파수로 에스케이텔레콤은 800㎒와 1.8㎓를, 엘지유플러스는 800㎒와 2.1㎓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티는 2010년 낙찰받은 900㎒ 주파수를 사용하지 못한 채 1.8㎓만 사용하고 있다. 케이티는 이날 “무선전화기,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등의 간섭 문제로 900㎒ 대역을 사용하고 있지 못하다”며 ‘불량 주파수’를 판 정부 쪽 책임을 거론했다.

종합해 보면, 늦은 엘티이 대응으로 시장에서 고전중인 케이티는 인접 주파수를 이용해 만회를 노리고, 에스케이텔레콤과 엘지유플러스는 현 시장구조 유지를 위해 이를 결사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 정부 어떤 ‘묘수’ 낼 수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월18일 ‘주파수 할당 방안 토론회’를 열고 할당 방안을 확정하려 했다. 하지만 이통 3사의 격렬한 대립으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했다. 미래부는 6월까지 할당 방안을 확정하고, 8월에는 경매를 완료할 계획이다. 미래부가 출범하면서 담당 과장을 뺀 국장-실장-차관-장관 등 의사 결정라인이 새로 꾸려져,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정부가 누구 편을 든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 어떤 결정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담당 과장이 업체와 접촉한 일과 관련해 사정기관으로부터 불시 조사를 받은 탓에 이런 분위기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미래부 안팎에서는 “경매에서 더 많은 금액을 쓰는 이가 가져가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석채 회장 후임으로 현 정권 실세가 내려오면 (B구역을 케이티가 가져가도) 에스케이와 엘지가 입을 다물지 않겠냐”, “케이티가 1조~2조원 가량 비용을 치르고 가져가면, 결과적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등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