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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정기주주총회에서 조태욱 KT전국민주동지회 의장이 발언권을 요구하며 단상 앞까지 나갔다 KT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
ⓒ 김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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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제수석 출신 박병원 사외이사 선임으로 진통이 예상됐던 11일 KT 주총은 1시간 만에 끝났다. 하지만 이석채 KT 회장은 '낙하산 인사'와 SK텔레콤 아이폰 도입에 따른 경영 위험 등 소액 주주들의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연신 진땀을 닦아야 했다.
이석채 회장-KT민주동지회, 낙하산 인사 '설전'
KT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옛 KT 노조 출신 직원들이 모인 KT전국민주동지회 회원들과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시민단체가 참석해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하지만 발언권은 약속이나 한 듯 미리 앞줄에 자리잡은 '총회꾼'들에게 돌아갔고 시민단체 주주는 계속 뒷전에 밀렸다. 보다 못한 조태욱 민주동지회 의장이 발언권을 요구하며 단상 앞까지 나갔다 KT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에게 끌려나오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발언권을 얻은 민주동지회 회원은 최근 언론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은혜 KT 전무 영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보복 인사'를 당했다고 주장한 KT 직원 이해관씨였다.(관련기사 : "김은혜 '낙하산 인사' 비판했더니 '보복 인사'" )
이씨는 "KT는 정권이 바뀐 뒤 남중수 전 사장이 구속됐는데도 김은혜 전무를 영입하고 석호익 부회장을 총선 출마 직후 영입하는 등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정권교체 과정에서 위험을 증폭시킬 이유가 없다"며 이날 박병원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석채 회장은 "KT가 주인이 없는 기업이다 보니 오더라도 자신의 장래가 불안해 인재 영입에 많은 제한이 있었다"면서 "KT 조직 문화도 달라져 뛰어난 사람에게 걸맞은 보수를 주는데 동의하고 있고 CEO가 바뀌더라도 '오서리티(Autority; 정권)' 불안 요소를 제거할 정도로 (회사가) 커졌다"고 밝혔다.
또한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누가 뭐라고 부인 못하는 대한민국 당대 최고의 인재"라고 극찬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 이만한 인재를 어떻게 모시느냐"며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축했다.
이 회장은 "그 사람이 어디 근무했는지, 소속이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이 있느냐, 능력 없더라도 회사에 헌신하려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KT의 조그만 흠을 침소봉대해 바깥에 알리는 건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일"이라며 내부 비판 세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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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직원이자 소액주주인 이해관씨가 11일 KT 정기주주총회에서 박병원 전청와대경제수석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
ⓒ 김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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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상적인 해... 한 가지 폰에 의지해선 안돼"
주주들의 걱정은 '정권 리스크'에 끝나지 않았다. 이날 KT는 2009년 말 아이폰 도입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20조 2335억 원(영업이익 2조 533억, 당기순이익 1조 1719억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 20조 매출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최근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매출 일등공신이었던 '아이폰 독점'이 깨진 상태다.
이에 이석채 회장은 "작년 한해가 특별한 한 해였고 이제 정상적인 해로 돌아왔다"면서 "지금까지 우리만 폰 가진 경우가 없었고 한 가지 폰에 의지하는 회사가 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같은 스마트폰을 쓰더라도 KT 네트워크를 쓰면 좋다"면서 "일시적으로 SKT 아이폰 고객이 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아이폰에 있어서는 KT가 강할 것"이라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민주동지회는 지난해 45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44% 인상한 이사(11명) 보수 한도를 올해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도 문제 삼기도 했다. 조태근 의장은 "경영진 보수는 주가로 평가돼야 한다"면서 "2년 전 이석채 회장 대표이사(사장) 선임 당시 주가가 3만9550원이었는데 최근 주가는 3만9600원으로 고작 50원 올랐는데 경영진 연간 총 급여는 181억 원에서 2010년 405억 원으로 200% 이상 올랐다"며 보수 한도 삭감을 촉구했다.
KT 주가 걸림돌은 내부 비판 세력?... "낙하산이 문제"
이들의 반대에도 사외이사 선임, 보수한도 동결 등 이날 주요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하지만 임기 1년을 남겨둔 이석채 회장에게 올해는 유달리 험난해 보인다. 당장 무선 분야에서 중요한 버팀목이었던 아이폰 독점이 깨졌을 뿐 아니라 이날 이 회장 스스로 말했듯 "유선 분야에서 매년 8~9천억 원씩 매출이 감소하며 잊혀져가는 회사"라는 주변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날 이석채 회장과 KT 직원들의 설전을 지켜본 한 주주(?)는 "KT 주가가 안 오르는 이유는 안에 이처럼 반목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회사 경영의 걸림돌은 과감하게 해소하라"고 이 회장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끝내 발언권을 얻지 못한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KT 주주 49%가 해외 자본인데 순이익 50%를 배당해 해외투기자본들 배만 불리고 있다"면서 "결국 낙하산 인사들이 소비자 등치고 직원들 퇴직금은 삭감해 가며 매국 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적어도 이들 시민단체와 노동자들이 봤을 때 KT가 해소해야할 진짜 걸림돌은 대외적 기업 이미지뿐 아니라 KT 내부 임직원들의 사기까지 떨어뜨리는 정권 실세들의 '낙하산 인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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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의장(이석채회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3/11 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된 주주총회는
kt기업문화가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결정판이었다.
무엇이 그리도 두려웠던지..
아니면 얼마나 지은 죄가 많았던지..
의장인 이석채 회장은 사전 약정된 찬성 발언자에게
발언권을 주며 안건 6개를 통과시켰다.
사장으로 선출된 2009.1.14. 임시주총부터 2009정기주총, ktf합병주총,
그리고 2010정기주총까지 총 4회의 주총이 있었는데 그때는 나름대로
최소한의 주주 발언권을 보장하며 회의를 운영하였다.
하지만 이번에 개최된 주총에서는 무언가 쫒기는 듯이 보였고
얼굴에 철판이라도 깐듯이 주주들의 발언권을 묵살하며 방망이를 두들기기 바빴다.
그 모습은 마치 자신이 원래 깡패두목이거나 조폭이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듯 하였다.
독재정권 관료출신의 본질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본인은 주주로서 의장이 발언권을 묵살하여 질의하지 못한 사항들을
공개적으로 묻고자 한다.
1. 재무재표 승인의 건(제1호안건) 관련 질의
-영업비용중 판매비 및 상품구입비가 2008년도 1조7,265억원에서 2009년도 4조5,198억원으로
그리고 2010년도에는 7조2,842억원으로 폭증한 이유는 무엇인가?
-2010년도 영업수익(매출) 20조2,335억원속에는 단말기 매출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액수는 얼마이며 단말기 매출은 당연히 제외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매출20조의 허구성)
-주주구성에서 외국인 지분소유가 얼마인지 공개가 안되고 있는데
왜 아직도 2009.12.31.기준 자료(46.23%)를 홈피 투자정보란에 싣고
현행화시키지 않고 있는가?
-외국인 소유지분 기준은 두가지가 있으며
한가지는 금융감독원의 '외국인투자발급증 받은자' 기준이 한가지이고
또 한가지는 증권거래소의 '외국인등록증 또는 여권 등으로 증권계좌개설한자' 기준인데
금융감독원 기준으로 외국인투자발급증을 받고 kt주식을 매입한 자가
이미 49% 상한선을 꽉 채웠다고 하는데 우회지분까지 감안하면 이미 전기통신사업법은
무력화된 것이 아닌가?
-배당성향이 평균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데 배당권이 없는 자사주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해외투기자본이 최대 수혜자가 되는데 민영화이후 현재까지 외국투기자본으로
배당을 통해 국부유출된 금액이 약 3조에 달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2010년도에 무단정액제가 문제가 되어 여론과 고객으로부터 지탄을 받은바 있는데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역행하는 것으로서 주주이익에도 배치되는 것인 바
현재까지 얼마를 환급해주었으며 재무제표 상에 어느항목에 포함되어 있는가?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의장은 회사를 대표하여 고객에게 사과한 바 있는가?
2. 정관 변경의 건(제 2호안건) 관련 질의
-통신분야의 사업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한 이번 정관 변경에 기본적으로 찬성을 표하며,
아울러 차기 주총시에는 사원들의 정년이 58세로 명시된 것과 형평에 맞추어 정관에
임원들의 정년도 동일하게 58세로 규정하는 정관변경안을 제출 할 용의가 있는가?
3. 이사 선임의 건(제3호 안건) 및 감사위원 선임의 건(제 4호안건) 관련 질의
- 이번에도 청와대경제수석 출신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데
낙하산 인사는 조직내 민주주의와 배치되며 인사제도의 선순환 구조를 왜곡시키고
사원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동의하는가?
4.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제5호 안건) 및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변경의 건(제6호 안건) 관련 질의
-이석채회장이 취임한 2009.1.14.KT주식은 39,550원이었지만 어제(2011.3.10) KT주식은
39,600원으로 고작 50원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
성과와 보상을 연계시킨다는 이석채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이사의 보수한도가 2009년도에 45억원에서 2010년도에 65억원으로 44% 인상된 것과
경영진(상무이상 120명)의 보수가 2009년도에 181억2,000만원에서
2010년도에 405억3,800만원으로 대폭 인상된 것은 상호 모순되며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다. 사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이 삭감된 것과도 비교하면 몰염치 한 것이다.
따라서 이사의 보수한도는 45억원으로 다시 환원시키고,
사실상 퇴직금을 인상시키는 내용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변경 안건은 자진 철회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는데 그럴 용의가 있는가?
이상의 질의에 대해 의장(이석채회장)이 솔직한 답변을 하기를
주주로서 촉구한다.